태몽 · 예로부터 전해지는 이야기
결혼한 지 삼 년이 되도록 소식이 없던 한 새댁이 어느 봄날 낮잠 중에 꾼 꿈이라고 전해집니다. 시댁 어른들은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손주 소식을 기다리던 참이었다고 합니다.
꿈속에서 마당 한가운데 커다란 구렁이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고 합니다.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는데 구렁이가 스르르 다가와 치마 자락 속으로 들어왔고, 무섭기보다는 이상하게 따뜻했다는 느낌이 남았다고 전해집니다. 잠에서 깨고도 한참 동안 뱀의 눈빛이 눈앞에 어른거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며칠 뒤 몸이 이상해 병원을 찾았다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집안 어른들은 그 꿈을 전해 듣고 태몽이라며 반가워했고, 태어난 아이는 유난히 순하고 튼튼했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집니다.
예로부터 뱀 꿈은 태몽으로 흔히 꼽히는 소재로, 특히 구렁이는 귀한 인물이나 넉넉한 복을 상징한다고 봅니다. 현대 심리 해석에서는 임신을 기다리던 간절한 마음이 꿈의 형상으로 나타난 것이라 설명하기도 합니다.
뱀 꿈을 꾸고도 아무 일 없었던 숱한 밤들은 애초에 이야기로 남지 않고 조용히 흩어질 뿐입니다.